요즘 한국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낯선 장면이 반복됩니다.
해외 법인 실적은 견조한데, 국내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지는 체감은 약합니다.
이 괴리는 단순한 경기 문제라기보다, 글로벌에서 번 이익이 국내로 환류되지 않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.
이 글에서는 그 구조가 어떻게 만들어졌고, 지금 왜 더 강해지고 있는지를 짚어봅니다.

▣ 해외 법인 이익은 실제로 줄지 않았다
먼저 분명히 할 점이 있습니다.
이 문제는 기업이 돈을 못 벌어서 생긴 현상이 아닙니다.
- 한국 주요 기업들의 해외 매출·이익 비중은 꾸준히 확대
- 북미·동남아·인도 등 해외 법인의 수익 기여도 증가
- 글로벌 시장에서는 경쟁력 유지 또는 강화
즉, 이익은 존재합니다.
문제는 그 이익이 어디에 머무느냐입니다.
▣ 첫 번째 구조: 해외에서 번 돈은 해외에 다시 묶인다
과거에는 해외 법인 이익이
배당·송금 형태로 국내에 들어오는 구조가 일반적이었습니다.
지금은 다릅니다.
- 현지 공장 증설
- 현지 기업 인수·합병
- 현지 R&D·마케팅 재투자
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,
기업 입장에서는 이익을 국내로 보내는 것보다 현지에 재투자하는 편이 더 합리적입니다.
그 결과, 해외에서 번 돈은 해외에서 다시 고착됩니다.
▣ 두 번째 구조: 국내 환류는 리스크가 되고, 해외 보유는 안정이 된다
해외 이익을 국내로 들여오면 기업은 동시에 여러 부담을 떠안게 됩니다.
- 국내 과세 구조
-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 불확실성
- 국내 투자 환경과 규제 리스크
반면 해외에 이익을 두면,
- 세제와 제도가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하고
- 환율 리스크를 당장 현실화하지 않아도 되며
- 투자 결정 속도가 빠릅니다
그래서 기업은
굳이 불확실성을 키울 선택을 하지 않게 됩니다.
▣ 세 번째 구조: 국내에는 ‘확신을 줄 투자처’가 줄어들었다
이 문제가 구조적으로 굳어진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.
- 내수 성장 여력은 제한적
- 인건비·규제·사회적 비용 부담은 상대적으로 큼
- 대규모 신규 투자에 대한 정책·사회적 부담 존재
이런 환경에서는
해외에서 번 돈을 국내에 들여와
다시 위험을 감수할 유인이 점점 약해집니다.
그래서 선택은 자연스럽게
‘국내 환류’가 아니라 ‘해외 확장’으로 기울게 됩니다.
▣ 정책은 환류를 말하지만,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
정책적으로는
- 국내 투자 유도
- 리쇼어링(국내 복귀)
- 고용 창출
같은 메시지가 반복됩니다.
그러나 기업 입장에서 보면,
- 환류를 해도 얻는 확실한 이익은 제한적
-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
- 한 번 결정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
그래서 정책의 방향과
기업의 실제 행동 사이에는 지속적인 간극이 남아 있습니다.
▣ 이 구조가 한국 경제에 남기는 흔적
글로벌에서 번 이익이 국내로 돌아오지 않는 구조는
단순히 기업의 선택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.
- 국내 투자 증가 속도 둔화
- 고용 창출의 한계
- 성장 체감 약화
- “기업 실적은 좋은데 삶은 나아지지 않는” 괴리 확대
즉,
성장은 글로벌에서 일어나고, 체감은 국내에서 사라지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.
▣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
이 현상을
기업의 의지 부족이나 도덕성 문제로 해석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.
이는
- 글로벌 기업화가 진행된 결과이며
- 국내·해외 투자 환경의 상대적 차이에서 비롯된 구조적 선택입니다.
따라서 해법 역시
단기 유인책보다 구조를 바꾸는 접근이 아니면 효과를 내기 어렵습니다.
▣ 마무리
지금 한국 경제에서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.
“기업이 돈을 벌고 있는가”가 아니라
“번 돈이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가”
글로벌에서 번 이익이 국내로 돌아오지 않는 구조가 고착될수록,
한국 경제는
실적은 글로벌, 체감은 로컬에 머무는 상태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.
이 구조를 이해해야만
앞으로 나올 기업 실적 뉴스와
국내 경기 체감 사이의 괴리를 제대로 읽을 수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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